본문 바로가기

  • library 『아무튼, 여름』 '여름'이라는 말을 관념적으로 입안에서 굴려 본다. 정열의 계절. 온갖 즉흥성과 도전이 "여름이었다."라는 유명한 짧은 글귀 아래 합리화되고 심지어 장려되기까지 하는 바로 그 마법의 계절. 그 시기가 주는 주황빛에 가까운 노랑의 쨍한 시각적 이미지와, 별로 떠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몸이 기억하는, 무더위 속 흘러내리는 나 자신, 그리고 그 감촉을 씻은 듯 잊게 만드는 한철 청량한 과일들, 이를테면 수박 한 통, 복숭아 한 접시, 샤인머스캣 등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신다.   이 책의 말을 빌리자면, 정확히 스무 살의 나는 여름과 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 입밖으로 꺼내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속마음에 항상 솔직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고, 사람들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얼레벌레 사는 것 같으면서도.. 더보기
  • learning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2399일⟩ 여기, 매번 머리를 부여잡으며 연신 "어렵다, 어렵다"라고 외치는 한 할아버지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뒷걸음질 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자신은 죽을 때까지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와서  다시 자신의 어려움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한 할아버지가 있다. 참 멋진 할아버지다. '멋진' 할아버지 👴🏻모두들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님이 이 할아버지라는 걸. 모두가 우러러보는 창작자의 대선배 같은 분, 가수 요네즈 켄시가 자신의 '북극성'이라 부르는 분.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진 그가 그저 천재적인, 타고난 재능으로 머릿속에 잠재해 있는 세상을 그대로 뽑아내 현실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특기'인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장장 7년에 가까.. 더보기
  • library 『이끼숲』 연작 소설 중 '바다눈'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소설이 있다. 참 이름도 이쁘지, 바다 눈이라니. 바다의 눈👀을 말하는 걸까? 아님 바다 위로 내린 눈🌨️을 말하는 걸 지도 몰라. 둘 중 아무 것이든 아름다울 테지.  음료의 푸른색을 가리키며.“이건 바다.”그리고 그 안에 떠다니는 흰 점을 가리키며.“이건 눈.”     하지만 그 바다눈이 동물의 사체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 그래서, 그래서 고래 울음 소리같이 깊고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은희는 죽은 고래 사체와도 같은 결말을 맞이하고 만 걸까. 그럼 은유가 너무 끔찍하게도 슬퍼지는데.    책에 나오는 지하 도시에 대한 수식어로, '닫힌 세계'라는 말이 참 많이 등장한다. 닫힌 만큼 온갖 물질중심적이고 더럽고, 우리의 눈으로 보면 이해할 수도 없는.. 더보기
  • 성장하는 개발 일지 [Flutter 카카오 소셜 로그인] Failed host lookup: 'kauth.kakao.com' (OS Error: No address 정말정말 길고 길었던 소셜 로그인과의 싸움.😞 정말 간단하다고들 다들 말하는 카카오 로그인이 하필 마지막까지 안되어서 고생을 좀 했다. 이 기록은 특히나 이번 에러의 원인을 찾아나가던 나의 생각의 흐름이 길고도 또 그만큼 마음에 들어서 기억해두고자 적는 글 :>   일단 문제 현상은 다음과 같았다.     공식 문서와 수많은 블로그들 어느 것을 보더라도 플러터 자체 모듈(kako_flutter_sdk)을 활용한 방법은 잘 나와 있었기에 이 화면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일차적인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카카오 화면에서 로그인 정보를 잘 입력하고 돌아왔는데 느닷없이 해당 에러가 뜬 것이다. SocketException (SocketException: Failed host lookup: 'k.. 더보기
  • learning AgenticAI의 시대에 Agile하게 살아간다는 것 어쩌다 보니 제목에 triple A가 들어가 버렸다. 'Agentic AI', AA는 ChatGPT만큼이나 나에게 익숙하게 발음되진 않는데, 그 이유는 아마 아직 현실화되진 않은 많은 공학자들의 꿈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학자들뿐이랴, 모든 사업가, 정재계인, 그리고 그로 인해 득을 볼 일반인들까지.   AgenticAI란 말 그대로 Agent의 역할, 휴먼 비서의 역할을 해주는 personal AI를 일컫는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실 동안 출장용 비행기를 예약하고, 호텔을 검색하고, 내 동의 하에 결제를 진행하고, 여행지에서 즐길 음식과 콘텐츠를 정리해 나에게 추천해주는, 정말정말 유능한 비서. 내 모든 사소한 동작이나 습관들까지 모니터링해 나도 눈치채지 못했던 나의 신체적, 정신적 건.. 더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들

도서관 훔쳐보기

모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