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높은 것, 낮은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기쁨, 슬픔, 남자, 여자.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치 절대자에 의해 균형감 있게 설계된 것마냥 양과 음의 패러다임에 착착 들어맞는다. 딱 한 가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신비롭고 타의적인', 가벼움과 무거움의 대립만을 빼고. 기원전 5세기 파르메니데스는 가벼운 것에 양의 개념을, 무거운 것에 음의 개념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 이분법이 양의 가벼움을 추구해야 할 긍정적인 지표로 격상시켜준다기엔 뭔가 애매하다. 깃털처럼 흩날리는 게 정녕 좋은 것인가? 우리가 흔히 '코끼리 귀처럼 팔랑거린다'고 붙인 관용어구는 다소 냉소적인 시선을 담아내고 있지 않은가? 진중하다, 입이 무겁다⋯ 세상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무거움도 있어 보인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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