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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brary 『이끼숲』 연작 소설 중 '바다눈'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소설이 있다. 참 이름도 이쁘지, 바다 눈이라니. 바다의 눈👀을 말하는 걸까? 아님 바다 위로 내린 눈🌨️을 말하는 걸 지도 몰라. 둘 중 아무 것이든 아름다울 테지.  음료의 푸른색을 가리키며.“이건 바다.”그리고 그 안에 떠다니는 흰 점을 가리키며.“이건 눈.”     하지만 그 바다눈이 동물의 사체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 그래서, 그래서 고래 울음 소리같이 깊고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은희는 죽은 고래 사체와도 같은 결말을 맞이하고 만 걸까. 그럼 은유가 너무 끔찍하게도 슬퍼지는데.    책에 나오는 지하 도시에 대한 수식어로, '닫힌 세계'라는 말이 참 많이 등장한다. 닫힌 만큼 온갖 물질중심적이고 더럽고, 우리의 눈으로 보면 이해할 수도 없는.. 더보기
  • library 『복숭아는 아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서 불안해-🥺 어떻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 불안할 수 있어? 그건 충분히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나의 최선이 감히 충분하지 않았을까봐, 나머지 일은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할 정도의 준비를 한 사람들이나 뱉을 권리가 있는 단어야. 너는, 불안하면 안 되지. 당장 급한 일이 없다면 매일같이 침대에 몸을 던지는 네가?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바람에 침대의 포근함마저 무슨 체감의 법칙마냥 점점 무뎌져가고 있는 네가, 불안하면 안 되지. 충분히 해실해실,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아무 걱정도 없이 매일을 하냥 흘려 보내길래, 미안한 소리지만 나는 무슨, 이 아이가 정녕 불타올라야 할 열정의 20대가 맞는지 다시 한번 의심부터 하고 봤.. 더보기
  • library 『홍학의 자리』 결국 홍학의 자리는 없었던 거다.   🦩   이 책을 검색하면 스포금지라는 단어가 이곳저곳에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런 고로 이번 감상문은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써보련다.   추리 소설의 재미는 바로 이것이다. 분명 내가 읽은 대목일텐데, 우지끈하며 부서지는 지면에 흔들리고, 막상 마주한 순간 이럴 리가 없다며 몇 번이고 앞으로 돌아가 뒤적거리게 된다는 것. 내 편견이 박살나자, 어이없는 심정으로 내 주장을 뒷받침해 주던 바로 그 문장으로 돌아가 보면, 막상 그 문장은 정확히 내 뜻대로, 내 기억대로 적혀져 있지 않다. 아니, 이게?! 외치게 되는 억하심정. 눈앞의 현실에 책을 부여잡은 채, 한쪽 입꼬리만 파르르- 떨리며 쓰윽 올라간다. 심장인지 마음인지 모를 것이 붕 떠있다. 아아, 이런 책을 마지.. 더보기
  • library 『감상 소설』 양선형의 문장들문장들이 난해하고 부자연스러웠다. 무해하게 난폭했다. 단어와 단어들이 삐그덕거리며 어찌어찌 연결되어 한 문장의 구조를 형성하긴 하는데, 내가 지금 뭘 읽은 거지? 하면서 다시 돌아가야 했다. 내가 지금 침대에 포근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인지 온몸이 질퍽질퍽 빠지는 진흙탕, 흡사 뻘과 같은 공간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인정할 수 없었다! 눈앞의 나는 분명 내가 좋아하는 독서를 하고 있는데, 분명히 '문자'를 읽어나감에 따라, 그 흐름이나 의미가 머릿속에 상이 맺히듯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게 정상일지언데, 도저히 그 맥락을 파악할 수 없는 글이 있다니. 😞 마치 내가 맹문, 난시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나의 독해력이 딸리는 것인가? 파들파들, 하고 .. 더보기
  • library 『여름의 마지막 숨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 어떤 일이 하고 싶은 소망.그래서 궁극적으로 사랑이든, 명예든, 돈이든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되는 일.    작중 '재연'은 청춘들이 꾸는 꿈에 생각이 가 닿았더랜다. 청춘들의 꿈은, 기성세대의 꿈과 비교해 봤을 때, 더 독자적인 레벨의 '불확실함'과, 그렇기에 더 넓은 가능성의 영역에서의 '풍부함'이라는 성질이 있다. 미래는 모두 'unknown'이라는 개념 아래 똑같다. 무한과 무한은 같은 '∞'라는 기호 아래 동일시되는 것처럼. 하지만 그건 남은 인생에 관한 것이고, 이미 살아온 인생에 관해선 차이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은, 마치 한 겹의 줄을 차근차근 꼬아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자유분방하게 펼쳐져 있는 여러 갈래의 실들이 점점 시간의 흐름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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