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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숨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 어떤 일이 하고 싶은 소망.
그래서 궁극적으로 사랑이든, 명예든, 돈이든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되는 일.

 
 
  작중 '재연'은 청춘들이 꾸는 꿈에 생각이 가 닿았더랜다. 청춘들의 꿈은, 기성세대의 꿈과 비교해 봤을 때, 더 독자적인 레벨의 '불확실함'과, 그렇기에 더 넓은 가능성의 영역에서의 '풍부함'이라는 성질이 있다. 미래는 모두 'unknown'이라는 개념 아래 똑같다. 무한과 무한은 같은 '∞'라는 기호 아래 동일시되는 것처럼. 하지만 그건 남은 인생에 관한 것이고, 이미 살아온 인생에 관해선 차이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은, 마치 한 겹의 줄을 차근차근 꼬아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자유분방하게 펼쳐져 있는 여러 갈래의 실들이 점점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쌓아올려온 노력에 의해, 정돈되어 각자의 자리를 잡아가는 것. 앞으로 풀려 있는 실들은 많지만, 그 뒤에 가지런히 묶여 있는 매듭끈의 길이가 내 인생을 긍정해주고, 뒷받침해주는 느낌.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가능성의 실타래가 과거의 절대적인 양에 비례해 어느 정도 얽매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과거에 A였기 때문에, A'이었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 당연하지만, 뭔가 아주 살짝 갑갑한 건 어쩔 수 없어.
 

🪢

 
  하지만 인생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용하기를. 나는 과거를 딛고 도약해 미래로 날아갈 아이. 그렇기로서 꿈은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한다. 꿈은 나의 날개. 꿈이 구체적이지 않다면, 또는 꿈이 애매하거나, 강하게 원하는 대상이 없다면, 나의 날개는 이카루스의 밀랍처럼 스멀스멀 녹아버리고 말 거야. 
 

 

나의 탁월함이라고 착각해 꿈꿀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재능을 뜻한다는 것을 망각한 나처럼.

 
 
  불안해하지 마. 다만 열심히 갈망해. 그리고 갈망한 만큼 스스로에게 떳떳해질 수 있도록 행동해. 그게 너의 삶을, 나의 삶을 한 가닥 한 가닥 장식하는 반짝이 실이 될 거고, 그 실들이 모여 엮어진 끈은 참 탄탄할 거야. 그리고 그 마지막엔, 검게 칠해진 '찬 선생'이 하얗게 빛나는 날이 있을 거야. 밀려오는 폭풍 앞에서도 문득, 잘 될 것 같다는 내적 확신이 너를 단단하게 붙잡아 줄 거야.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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