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게 좋아.
물욕이 없어진 걸까?
이 상태가 꾸준히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어제는 말이지, 나의 맨 얼굴이 참 마음에 들었어. 피부가 뒤집어지고 못생겼을 땐 파운데이션으로 덮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불안했는데, 문 너머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오는 타코 집 앞 노오란 조명 아래, 흰 티에 널널한 검은 청바지, 말간 피부와 붓기 빠진 얼굴이,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었다?
요즘은 그래. 좀 더 본연의 나를 사랑하고 싶어. 무언가를 강하게 갖고 싶다는 욕망도 나를 이끌어가는 측면에선 좋겠지만, 글쎄, 그건 조금 부차적인, 파생된 원함인 것 같아. 그리고 모든 구매욕구와 소비욕구가 그렇겠지만,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땐 실제론 정말 필요하진 않았던 경우가 태반이었잖아. 그 때문에 이젠 네일아트에서 눈을 돌려버린 건지도 몰라.
그리고 그렇게 편하게 다니다 보면, 그러니까 아침엔 깨끗이 씻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집을 나서고, 열심히 또 무언가에 집중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더이상 마스카라로 눈이 무겁지 않을 때, 더이상 피부가 얼룩덜룩해져 있지 않을 때, 나는 더 심적으로 가벼운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 그래서 딱 그 생각이 들었어. 이번 주는 수분 보충을 챱챱 하고 선크림에 립밤까지 꼼꼼히 바르고, 좋아하는 편안한 옷을 입고 대신 좋아하는 악세사리를 몇 개 하고 집을 나서려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생활패턴을 찾고 싶거든. 아아, 역시 편안한 게 참 좋은 요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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